솔직히 저는 삼성전자가 로봇손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줄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삼성전자가 미래로봇 추진단 내에 핸드랩(Hand Lab)을 신설하고 탠든 방식의 로봇손 개발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여기서 탠든(Tendon) 방식이란 사람의 힘줄 구조를 모방한 메커니즘으로, 와이어를 당기고 풀어서 손가락을 움직이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의 손은 모터를 손가락 안에 직접 넣는 방식이 많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런 방식은 손가락이 두꺼워지고 섬세한 동작 구현이 어렵습니다. 반면 탠든 방식은 모터를 손목이나 전완근 쪽에 배치하고 와이어로 힘을 전달하기 때문에 훨씬 정교한 움직임이 가능합니다.

탠든 방식이 로봇손의 정답인 이유
로봇손 개발에서 가장 큰 난제는 사람의 손가락처럼 다섯 개를 모두 독립적으로 움직이면서도 얇고 가볍게 만드는 것입니다. 저도 여러 로봇 시연 영상을 보면서 느낀 점인데, 대부분의 휴머노이드는 집게 방식이나 두꺼운 손가락 구조를 채택하고 있었습니다. 중국의 쿵푸 로봇이나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아틀라스가 백덤블링을 해서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는 하지만, 정작 정밀한 조립 작업이나 스마트폰 같은 얇은 물체를 다루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탠든 방식의 핵심은 액추에이터(Actuator) 배치입니다. 액추에이터란 전기 신호를 받아 물리적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장치로, 쉽게 말해 로봇의 근육 역할을 하는 부품입니다. 테슬라 옵티머스의 경우 초기 버전(Gen 2)에서는 손가락 안에 모터를 넣었지만, 최신 버전(Gen 3)에서는 모터를 전완근 쪽으로 이동시키고 와이어로 손가락을 제어하는 방식으로 전환했습니다(출처: Tesla AI). 이렇게 하면 손가락이 얇아지고, 사람 손에 가까운 섬세한 동작이 가능해집니다.
실제로 탠든 구조는 사람 손의 해부학적 구조와 가장 유사합니다. 사람의 손가락은 위아래 방향으로 움직이는 힘줄이 양쪽에 배치되어 있고, 이게 연동되면서 옆으로 꺾이거나 유격을 주는 동작까지 구현됩니다. 자유도(DOF, Degree of Freedom)만 따져도 손가락 하나에 8개 이상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탠든 방식은 사람 손을 완벽히 모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삼성이 제조 현장에 집중하는 전략적 이유
삼성전자가 핸드랩을 신설한 배경에는 스마트 팩토리 구현이라는 명확한 목표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은 소비자 시장을 겨냥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현재 기술 수준에서는 제조 현장 적용이 훨씬 현실적입니다. 로봇손 가격이 워낙 비싸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용으로 판매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대기업 제조라인에서는 인건비 상승을 고려하면 충분히 투자 가치가 있습니다.
삼성의 접근 방식은 테슬라와는 조금 다릅니다. 테슬라는 범용성을 강조하면서 다양한 환경에서 작동하는 로봇을 목표로 하지만, 삼성은 스마트폰 조립, 반도체 미세 공정 같은 특정 작업에 최적화된 로봇손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런 전략은 매우 실용적입니다. 무거운 물체를 들어올리는 것보다 0.1mm 단위의 정밀 작업이 오히려 더 어렵기 때문입니다.
핸드랩의 주요 목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 피지컬 AI 데이터를 수집하고 학습시켜 로봇손의 동작을 고도화
- 삼성전자 및 관계사 제조라인에 즉각 적용 가능한 실용적 설계
- 탠든 방식 특유의 내구성 문제를 삼성의 제조 노하우로 해결
특히 마지막 부분이 중요한데, 탠든 방식은 와이어가 반복적으로 당겨지면서 마모되거나 끊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런 내구성 문제를 대량 생산 공정 기술로 풀어낼 계획인 것으로 보입니다(출처: 산업통상자원부).
탠든 방식의 진화와 글로벌 경쟁
로봇손 기술은 최근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제가 1년 전 영상과 최근 영상을 비교해보니, 테슬라 옵티머스의 로봇손은 외형은 유지하면서 내부 부품만 계속 업그레이드되고 있었습니다. 초기에는 손가락 안에 모터가 들어가 있어서 손이 두꺼워 보였는데, 지금은 모터가 전완근으로 이동하면서 훨씬 자연스러운 형태가 되었습니다.
한국에도 위로보틱스처럼 탠든 방식을 연구해온 기업들이 있습니다. 네이버랩스는 팔 부분에 탠든 구조를 적용해서 사람이 로봇을 터치했을 때 부드럽게 반응하는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이런 소프트한 터치감은 제조 현장에서 사람과 로봇이 협업할 때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중국은 더 과감한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공개된 중국 로봇손은 와이어를 양방향으로 배치해서 손가락을 앞뒤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제가 봤을 때 이건 거의 괴물 수준인데, 유연성이 극대화되면서도 손가락이 얇게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삼성이 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경쟁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여러 기업이 경쟁하면서 서로 견제하고 기술을 발전시키는 구도가 산업 전체에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을 열었듯이, 로봇손 시장도 삼성 같은 대기업이 참여하면서 대중화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큽니다.
삼성의 핸드랩 신설은 단순히 로봇손 하나를 개발하는 차원을 넘어, 휴머노이드가 실제 노동 현장에 투입되는 시대가 시작되었음을 의미합니다. 탠든 방식의 복잡한 내구성 문제와 대량 생산 공정을 삼성이 어떻게 풀어낼지가 향후 시장 주도권 확보의 핵심이 될 것입니다. 제 생각에는 앞으로 2~3년 내에 삼성 공장 어딘가에서 이 로봇손이 실제로 스마트폰을 조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이제 휴머노이드는 시연용 로봇이 아니라 실제 일을 하는 동료가 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