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중국에서 로봇이 이렇게까지 일상 속으로 파고들었는지 몰랐습니다. 영상 하나를 보고 나서 충격을 받았던 게, 교차로에서 교통정리를 하는 로봇, 경찰 옆에서 함께 순찰을 도는 휴머노이드 로봇, 심지어 공장에서 여섯 개 팔로 동시에 작업하는 산업용 로봇까지 이미 실전 배치되어 있더군요. 한두 대가 아니라 여러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운용되고 있었습니다. 제가 제조업 쪽 일을 해봐서 아는데, 중국 정부가 로봇 산업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피부로 느껴졌습니다. 이건 단순한 기술 시연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전략이었습니다.

교차로에 선 R001, 로봇 교통경찰의 등장
중국 안후이성 우후시 교차로에는 R001이라는 이름의 로봇이 실제로 교통경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AMO 로보틱스가 개발한 이 'Intelligent Police Unit R001'은 단순히 서 있는 게 아니라 실시간 신호등 시스템과 연동되어 움직입니다. 여기서 실시간 연동이란 교통 신호가 바뀌는 순간 로봇이 즉시 상황을 인지하고 반응한다는 뜻입니다.
고해상도 카메라 여러 대와 음성 시스템을 탑재해서 주변을 감시하고, 위반 행위를 발견하면 그 자리에서 경고를 내보냅니다. 제가 인상 깊었던 건 자전거가 잘못된 차선으로 들어섰을 때 로봇이 미리 녹음된 멘트가 아니라 AI로 생성한 실시간 음성 경고를 했다는 점입니다. 불법주차도 감지하고, 필요하면 다른 장소로 이동 배치도 가능합니다.
사람 경찰은 피로를 느끼지만 로봇은 24시간 동일한 퍼포먼스를 유지합니다. 날씨가 나빠도 상관없습니다. 현지 교통경찰 장자하는 R001을 "새로운 동료"라고 표현했는데, 이미 로봇을 업무 파트너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다만 저는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만약 로봇이 오판해서 잘못된 단속을 한다면 누구에게 항의해야 할까요?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공권력을 대체하는 건 분명 위험한 측면이 있습니다.
심천 거리를 걷는 PM01, 시민과 악수하는 휴머노이드
심천 시내 난산구에서는 엔진AI가 만든 PM01 휴머노이드 로봇이 실제 경찰관과 함께 순찰을 돕니다. 이 로봇의 가격은 약 8만8천 위안, 우리 돈으로 약 1,700만 원 정도입니다(출처: 중국 현지 보도). 생각보다 저렴해서 놀랐습니다. 이 정도 가격이면 지방자치단체에서 여러 대 도입하는 게 충분히 가능한 수준입니다.
PM01은 보행 동작이 굉장히 자연스럽습니다. 사람들 사이를 지나다니고, 손을 흔들고, 심지어 시민과 악수까지 합니다. 실시간으로 주변 환경을 파악하기 때문에 사람을 피해 다니거나 지시에 따라 움직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실시간 환경 인식이란 카메라와 센서로 주변 장애물과 사람의 움직임을 즉각 분석해 충돌 없이 경로를 조정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대중 반응은 주로 호기심 중심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로봇 주변에 모여들고 사진을 찍더군요. 제가 봤을 때 이건 중국 정부의 의도된 전략입니다. 로봇을 공공장소에 배치해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익숙해지도록 만드는 거죠. 처음엔 신기해하다가 나중엔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겁니다.
T800과 로봇 개, 순찰에서 산업까지 확장
엔진AI의 T800은 PM01보다 한 단계 더 나간 모델입니다. 전신 휴머노이드로 빠르게 달릴 수 있고 방향 전환도 민첩합니다. 물리적으로 강도 높은 작업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되어 공공 안전뿐 아니라 산업 현장에서도 쓰일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관광지에서 경찰과 함께 순찰하는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주목받았습니다.
한편 네 발로 걷는 로봇 개들도 활발히 투입되고 있습니다. 딥로보틱스의 X30은 계단을 오르고 울퉁불퉁한 지면을 이동하면서 순찰과 점검 임무를 수행합니다.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구역도 커버할 수 있어 보안 인력의 공백을 메웁니다. 유니트리의 GO2는 군사 훈련 영상에도 등장했습니다. 정찰 임무에 투입되고 고위험 시나리오에서 테스트되는 모습을 보면, 이미 단순 순찰을 넘어선 용도로 확장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B2W 모델은 속도와 적재 능력을 겸비해 넓은 지역을 빠르게 이동하면서 장비를 운반할 수 있습니다. 제가 느낀 건, 중국의 로봇 배치 전략이 휴머노이드 하나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용도별로 최적화된 여러 형태의 로봇을 동시에 굴린다는 점입니다. 이건 이미 시스템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공장 속 미로와 워커 S2, 제조업의 로봇 전환
메디에이터 그룹이 개발한 미로(MYRO)는 산업용 로봇의 새로운 접근입니다. 팔이 여섯 개 달려 있어 동시에 여러 작업을 처리합니다. 한 팔은 부품을 잡고, 다른 팔은 위치를 고정하고, 또 다른 팔은 조립하고, 그 사이 다음 단계를 준비합니다. 여기서 병렬 작업(Parallel Processing)이란 여러 프로세스를 동시에 수행해 전체 작업 시간을 단축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사람은 한 번에 한 가지 동작만 할 수 있지만 미로는 여섯 개 팔이 각기 다른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기 때문에 대기 시간이 사라집니다. 메디에이터의 우키 공장에 실제 투입되어 생산 효율을 크게 높였다고 합니다. 사람처럼 움직이는 게 아니라 순수하게 성능 중심으로 설계된 로봇입니다.
유브텍의 워커 S2는 실제 노동력으로 투입되는 풀사이즈 휴머노이드입니다. 물류, 조립, 제조 환경에서 사람과 함께 일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반복적이고 육체적으로 힘든 작업을 맡아 기존 생산 라인에 바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자동차, 전자제품, 항공우주 산업 등 주요 분야와 파트너십을 맺고 실제 배치되고 있습니다. 저는 제조업 현장을 봐왔기 때문에 이게 얼마나 큰 변화인지 압니다. 이제 로봇은 시연용이 아니라 실제로 월급 대신 구매하는 노동력이 된 겁니다.
중국은 고령화와 노동력 감소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습니다. 2024년 기준 중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14%를 넘어섰고, 노동가능인구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습니다(출처: 중국 국가통계국). 임금 상승도 가파릅니다. 그래서 중국 정부는 로봇 기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하고, 로봇을 구매하는 기업에도 세제 혜택을 줍니다. 부품 공급망도 이미 갖춰져 있습니다. 이런 정부 주도 전략은 자본주의 국가의 일반 기업들이 따라갈 수 없는 속도입니다.
제가 현장에서 느낀 건, 중국의 로봇 확산은 이제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라는 겁니다. 교통경찰, 순찰, 공장 작업까지 로봇이 들어가면서 사람들은 점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다만 감시 사회의 심화, 일자리 감소, 법적 책임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로봇이 잘못 판단해도 누구 책임인지 모호하고, 저소득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중국 입장에선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로봇 없이는 현재 산업 규모를 유지할 수 없으니까요. 앞으로 몇 년 안에 우리 주변에서도 중국산 로봇을 흔히 보게 될 겁니다. 이미 그 시작은 중국 거리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