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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로봇 24시간 자율운영 (배터리교체, AI제어, 실전배치)

by 시나브로시나 2026. 3. 1.

로봇이 밤샘 근무를 한다면, 누가 배터리를 갈아줄까요? 저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Figure AI의 최근 발표에서 찾았습니다. Figure03 휴머노이드 로봇이 24시간 내내, 주말에도, 크리스마스에도 멈추지 않고 작동하고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처음엔 과장된 홍보 영상이 아닐까 의심했는데, 실제로 여러 현장에 배치되어 검증 중이라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Figure 03

 

로봇 스스로 배터리를 교체하는 시스템

Figure03이 24시간 자율 운영을 실현한 핵심은 배터리 관리 방식입니다. 로봇의 배터리가 부족해지면 충전 도크에 대기 중인 다른 로봇에게 신호를 보냅니다. 대기 중이던 로봇이 즉시 현장으로 나가 작업을 이어받고, 배터리가 부족한 로봇은 스스로 도크로 걸어가 충전을 시작합니다.

여기서 자율 운영(autonomous operation)이란 사람의 개입 없이 로봇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단순히 프로그램된 동작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춰 다음 행동을 결정하는 것입니다. 제가 과거에 산업현장에서 본 로봇들은 배터리가 떨어지면 그냥 멈춰서 사람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Figure03은 다릅니다.

충전 방식도 흥미롭습니다. 로봇 발바닥에 내장된 무선 인덕티브 충전 코일이 바닥의 충전 패드와 연결되어 최대 2kW 출력으로 약 1시간 만에 완충됩니다. 케이블 연결이 필요 없으니 로봇이 그냥 패드 위에 서기만 하면 됩니다. 이런 작은 디테일이 실제 자율 운영을 가능하게 만든 핵심입니다.

로봇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될까요? 중간에 멈춰서 전체 작업이 중단될까 걱정했는데, Figure는 이것도 해결했습니다. 이상이 감지된 로봇은 작업 공간 한쪽에 마련된 트리아지 구역(triage area)으로 스스로 이동합니다. 여기서 트리아지란 의료 현장에서 환자의 긴급도를 분류하는 과정을 뜻하는데, 로봇 시스템에서는 고장 진단과 수리 우선순위를 정하는 공간입니다. 엔지니어가 문제를 확인하고 수정하는 동안, 다른 로봇이 즉시 투입되어 작업이 멈추지 않습니다.

10만 줄 코드를 하나의 신경망으로 통합한 Helix02

이 모든 자율 운영의 두뇌는 Helix02라는 AI 시스템입니다. 제가 이 시스템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기존 방식을 완전히 뒤집었다는 점입니다. 기존 로봇은 걷기, 팔 움직임, 균형 유지를 각각 다른 제어기가 담당했습니다. 마치 세 명이 하나의 비디오게임 캐릭터를 조종하는 것처럼 비효율적이었죠.

Figure는 10만 줄이 넘는 수작업 코드를 모두 버리고 단일 신경망(neural network)으로 교체했습니다. 여기서 신경망이란 인간의 뇌 신경세포 구조를 모방한 AI 학습 방식으로, 많은 데이터로 학습하면 스스로 패턴을 찾아 판단하는 시스템입니다. Helix02는 다리, 몸통, 머리, 팔, 10개의 손가락을 하나의 통합된 시스템으로 제어합니다.

이 통합 제어 덕분에 로봇은 장시간 작업(long horizon control)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장시간 작업이란 수십 개의 연속된 동작을 몇 분간 끊김 없이 이어가는 능력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물건을 집어서 옮기기"는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걷기, 손 뻗기, 균형 조정, 그립 강도 조절 등 수많은 판단이 연쇄적으로 일어나야 합니다.

Helix02는 3단계 구조로 작동합니다:

  • 첫 번째 레이어는 초당 1,000번 작동하며 자세와 균형을 자동으로 유지합니다
  • 두 번째 레이어는 초당 200번 카메라와 촉각 센서 정보를 관절 움직임과 동기화합니다
  • 세 번째 레이어는 자연어 명령을 이해하고 하위 시스템이 실행할 작은 목표들로 분해합니다

제 경험상 기존 로봇은 작은 오류 하나만 생겨도 전체 동작이 멈췄습니다. 하지만 Helix02는 실시간으로 조정하며 계속 전진합니다. 리셋이나 재시작 없이 작업을 완수하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7세대까지 진화한 로봇 손의 비밀

Figure가 로봇 본체를 3번 바꾸는 동안 손은 7번이나 새로 만들었습니다. 이 숫자가 말해주듯, 가장 어려운 공학 문제는 손입니다. 인간 손은 27개의 자유도(degrees of freedom)를 가집니다. 자유도란 관절이나 부품이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방향의 수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손가락 하나만 해도 구부림, 펴짐, 좌우 움직임 등 여러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산업용 로봇은 이 복잡함을 포기하고 단순한 그리퍼(집게)를 씁니다. 물건을 잡고 놓는 것만 가능하죠. Figure는 인간처럼 작동하는 손을 만드는 어려운 길을 선택했습니다.

7세대 손의 주요 개선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20개 이상의 자유도로 더욱 정교한 손가락 움직임 구현
  • 3그램의 미세한 힘까지 감지하는 촉각 센서 탑재
  • 손바닥 장착 카메라로 팔에 가려진 시야도 확보
  • 더 강력한 모터로 무거운 공구와 섬세한 물체를 모두 다룸

손바닥 카메라는 제가 직접 보고 싶었던 기술입니다. 로봇 팔이 시야를 가리는 상황에서도 손가락이 무엇을 하는지 계속 볼 수 있으니, 정밀 작업이 가능해집니다. 손끝 센서는 실시간으로 그립 강도를 측정해, 달걀을 깨지 않게 집는 동시에 공구는 단단히 쥘 수 있습니다(출처: Figure AI 공식 기술문서).

솔직히 이 정도 손 기술이 완성되려면 아직 멀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고객 배치 현장에서 이미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Sanctuary AI도 21자유도 손을 개발했지만, Figure의 차별점은 Helix02와의 통합입니다. 하드웨어만 좋아선 의미가 없고, 학습하는 AI와 결합되어야 진짜 쓸모가 생깁니다.

실전 배치된 휴머노이드의 현재와 미래

Figure03은 이미 실험실을 벗어났습니다. 창고, 공장, 심지어 방문객을 맞이하는 접객 업무까지 여러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 중입니다. 프로토타입 단계를 넘어 상용 배치 단계로 진입한 것입니다.

제가 주목한 건 '밤샘 근무'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새벽 2시든 일요일이든 크리스마스든 시스템은 멈추지 않습니다. 사람은 휴식이 필요하지만 로봇은 교대 근무 개념 자체가 다릅니다. 한 대가 충전하러 가면 다른 대가 즉시 투입되니 공백이 없습니다.

하지만 우려도 있습니다. Engine AI의 T800 격투 로봇처럼 물리적 충격 실험을 하는 사례를 보면, 기술 과시를 넘어 안전성 논란이 생길 수 있습니다. CEO가 직접 로봇의 발차기를 맞아 증명했지만, 이런 폭력적 이미지가 대중에게 거부감을 줄 가능성도 있습니다. 로봇이 사람을 때리는 장면은 아무리 통제된 실험이라도 불편합니다.

또한 Droid Up의 Moya처럼 지나치게 사람을 닮은 외형은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 문제를 일으킵니다. 불쾌한 골짜기란 로봇이 인간과 거의 비슷해지면 오히려 기괴하고 불편하게 느껴지는 심리적 현상을 말합니다. 따뜻한 피부, 미세한 표정 변화까지 구현했지만, 그게 과연 좋은 방향인지는 고민이 필요합니다.

개인적으로는 Figure의 접근이 더 현실적으로 보입니다. 지나친 의인화보다는 기능에 집중하고, 실제 현장에서 검증하며 단계적으로 발전하는 방식입니다. 미국 슈퍼볼 광고에 로봇 손이 등장한 것도 상징적입니다. 일반 대중에게 "로봇은 이제 도구다"라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한 것이죠.

앞으로 공장과 물류센터에서 24시간 돌아가는 로봇은 더 이상 SF가 아닙니다. Figure03이 증명했듯, 기술은 이미 준비되었습니다. 이제 남은 건 사회적 수용성과 윤리적 기준을 어떻게 세울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로봇이 사람 일자리를 대체하는 속도가 너무 빠르면 사회적 충격이 클 수 있으니, 기술 발전 속도만큼 제도와 인식도 함께 준비되어야 합니다(출처: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저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위험하거나 반복적인 작업에서 인간을 해방시키는 도구가 되길 바랍니다. 밤샘 근무는 로봇에게 맡기고, 사람은 더 창의적이고 의미 있는 일에 집중하는 미래가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런 변화가 반갑습니까, 아니면 불안합니까?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5sSzuXp3Wsg